빡빡 한 그릇

김재은
2026-08-07

이곳 필리핀은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많은 사람들의 삶이 참으로 팍팍합니다. 

필리핀의 빈민가 지역에는 ‘팍팍(Pagpag)’이라 불리는 음식이 있습니다. 제 귀에는 ‘빡빡’으로 들립니다. 

‘팍팍’은 털어낸다는 뜻의 현지어로, 패스트푸드점(졸리비, 맥도날드 등)에서 손님들이 먹고 남긴 닭고기나 음식을 쓰레기통에서 가져와 깨끗이 털어내고, 다시 양념을 더해 푹 끓이거나 튀겨서 파는 음식을 말합니다.

한국 돈으로 250원(약 10페소) 남짓하는 이 한 그릇은, 그 날의 생명을 이어가게 하는 소중한 한 끼가 되어 준 답니다.  

 오래 전 제가 직접 먹어보려 시도해 본적이 있었는데,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포기했었습니다. 

 오늘 저는 현지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식사를 했는데, 오늘따라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음식을 조금 남기게 되었습니다. 

 남겨진 음식을 바라보며, 이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‘빡빡’이 내게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체험 음식 이었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.

 오늘 '빡빡‘ 한 그릇을 얻기 위해  새벽에 줄을 서고 있는 우리 교인들이 있다면?...'

  오래 전 뚜마나 지역에서 꿀꿀이 죽 같은 ‘빡빡’을 만들어 파시던, 먼저 천국 간 이멜다와 제릭 부부가 떠오릅니다.  

 필리핀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, 수입은 거의 없는 삶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붙잡고자 여섯 교회로 오고 있는 성도들에게 육신의 양식과 영의 양식을 동시에 줄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.  

필리핀에서 마리끼나 시티에서 이병수, 김경순 선교사

추신: 후원계좌: 농협 170671-56-040092 이병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