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2023. 05. 07. 목양서신] 다급한 순간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있습니다

안성욱
2023-05-06
조회수 129

   퇴근 후 아내를 홈플러스에서 만나기로 했는데, 약속 시간 1시간 전에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. “여보. 내 핸드폰이 이상해. 나 전화 못 받을 수 있으니까 이따 거기서 봐” 오래된 아내 핸드폰이 최근에 화면에 줄이 많이 생기고, 스스로 작동도 되고, 아무한테나 전화도 걸리는 이상 징후를 보였는데, 드디어 사망(?)할 때가 된 것 같았습니다.

   퇴근 후 아내를 만났을 땐, 아예 화면이 뿌옇게 변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. 얼마 전 모 권사님이 잘 아는 지인 가게에서 핸드폰을 싸게 바꾸셨다는 말이 기억나 권사님께 그 가게 사장님 연락처를 받아 전화를 걸었습니다. 하지만 그날 그 가게는 쉬는 날이었습니다.

   너무 다급해서 그냥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홈플러스에 있는 핸드폰 매장으로 달려갔고 새 핸드폰을 구매했습니다. 다행히 화면이 채 꺼지지 않아서 저장된 파일들은 모두 옮길 수 있었습니다.

   그때, 어디선가 CCM 찬양이 들려왔습니다. 매장 사장님의 핸드폰 벨 소리였습니다. “혹시, 교회 나가세요?” 이렇게 대화는 시작되었고 제가 목사임을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교회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.

   알고 보니 사장님은 오랫동안 신앙생활이 멈춰계셨고, 5월에는 구리로 발령되어 가신다고 했습니다. 그날 그 사장님을 만난 게 우연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. 저희는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할 것을 권면해드렸고, 사장님은 제 연락처와 교회 홈페이지를 적어달라고 하셨습니다. 우리에게는 다급한 순간이었지만, 하나님에게는 섭리의 순간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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